[성명&논평][논평] 서산시 전수조사 결정 환영. 노동·시민사회와 함께 내실 있는 조사 추진해야

2026-06-10



[논평] 

서산시 전수조사 결정 환영. 노동·시민사회와 함께 내실 있는 조사 추진해야


 서산시가 관내 공동주택 경비·미화 노동자 휴게시설에 대한 전수조사 추진 방침을 밝힌 것을 환영한다. 지난 5월 서산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경비 노동자가 근무 중 숨진 채 발견된 안타까운 사건 이후 노동·시민사회가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문제에 대해 서산시가 응답했다는 점

에서 환영할 만한 조치이며, 이제 중요한 것은 조사 결과를 실제 개선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전수조사가 일회성 점검이나 행정적 절차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한 노동자의 죽음은 단순한 개인의 불행이 아니라 우리 지역 공동주택 노동환경 전반을 되돌아보게 하는 경고이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책임 있는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 대책이다.


 무엇보다 조사는 휴게시설의 설치 여부만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야 한다. 휴게시간 중에도 사실상 업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대기근무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은지, 경비실이 휴게공간을 대신하고 있지는 않은지, 노동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쉴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고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또한 초단기 근로계약과 고용불안, 형식적인 휴게시간 운영 등 노동자들의 문제 제기를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서산시는 과거 추진되다가 중단된 경비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사업의 재개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노동자의 휴게권은 복지가 아니라 법과 인권의 문제이며, 안전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은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실태조사와 함께 휴게시설 미설치 단지는 물론, 휴게시설이라는 이름만 있을 뿐 실제 휴식이 불가능한 열악한 시설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개선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서산풀뿌리시민연대는 이번 전수조사의 객관성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노동·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관 공동 조사 체계 또는 조사 과정에 대한 참관과 의견수렴 절차를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현장의 현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노동자들과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반영될 때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와 수용성도 높아질 수 있다. 특히 노동자 당사자의 의견 청취 없이 진행되는 조사는 현장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조사 과정의 개방성과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한 노동자의 죽음이 또 다른 죽음으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서산시의 이번 전수조사가 보여 주기 식 행정이 아닌, 공동주택 경비·미화 노동자의 휴게권과 노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그 결과가 노동환경 개선과 휴게시설 확충,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이번 조사의 의미가 완성될 것이다.


2026년 6월 10일


서산풀뿌리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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